경주집

인생 선배들은 후배들에게 오지랖을 부린다. 다 잘되라고 하는 마음에서겠지만, 종종 마음이 앞서 지나치면 ‘꼰대’가 되기도 한다. 특히, 요즘 친구들은 윗사람이 조금이라도 관심을 주기만 해도 반감을 가지기 마련인데 이런 ‘오지랖’이 유독 반갑게 느껴지는 곳이 있다. 경주집을 처음 방문한 날이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가득한 손님들 덕에 우리 테이블까지 관심이 닿지 않았다. ‘이 정도면 먹어도 되겠지.’하고 국자를 집어든 순간 옆 테이블의 어르신들이 말했다. ‘어~ 아직 먹으면 안 돼요.’ 다음으로 어떻게 먹어야 하는 지, 사리는 언제 넣어야 하는 지도 다 말씀해주신다. 오래된 식당의 단골이 갖는 의미는 특별하다. 단순히 그 식당의 음식을 많이 먹어본 사람이 아니라 식당의 주인을 대신해주기도 한다. 나도 나이가 좀 더 들어서 옆 테이블에 관심을 가져도 될 인상을 가지게 된다면 한 번 쯤 참견해보고 싶다. ‘그거 그렇게 먹는 거 아닌데.’

경주집
버섯찌개
충북 청주시 상당구 남사로 93번길 21
10:00~20:00, 브레이크타임 15:00~17:00, 월요일 휴무

사진 백승균
전혜원
작성일 2021년 1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