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순대

단골인 듯 자리에 앉아 특순대국 하나를 주문한다. 특순대국에 들어가는 ‘암뽕’(새끼보)이 고기냄새 때문에 국에서 빼겠냐고 물어보신다. 다른 식당 같았으면 고민을 했을 수도 있겠지만 순정순대라는 이름값을 믿고 그냥 달라고 한다. 순대국밥을 먹을 땐 그냥 순대와 내장이라는 이분법적인 구분만 해왔는데 오늘은 사장님께서 직접 부위별로 명칭을 알려주며 고기마다 다른 맛이 나니까 그 부분을 잘 느껴보라 팁을 주신다. 한 그릇의 순대국밥이지만 코스 요리를 즐기는 것 같은 경험이다. 식사를 마치고 잠깐 사장님과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겸연쩍게 인사를 드리니 반갑게 맞이해주신다. 한 달에 한 번 담배를 납품하는 날이면 많은 사람들이 근방을 찾아와서 시끌벅적 축제와 같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전해주신다. 오래된 식당은 이야기 덕에 더 깊어진다.

순정순대
순대, 순댓국
충북 청주시 청원구 안덕벌로 19
08:00~22:30, 화요일 휴무

사진 백승균
전혜원
작성일 2021년 1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