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산삼계탕

인터넷에서 ‘라면을 맛있게 먹는 법’이라는 글을 본 적이 있다. 호기심이 생겨 클릭해보니 일부러 불을 끄고 최소한의 불빛만 켠 채 전투복을 입고 군대에서 보급 나오는 컵라면을 먹고 있었다. 물론 웃으라고 만든 거겠지만 같은 음식이라도 확실히 먹는 장소나 시간대에 따라 맛이 다를 때가 있다. 그런 점에서 백산삼계탕은 삼계탕을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장소처럼 보인다. 대문도 없고 간판도 없이 작게 ‘백산삼계탕’이라고 적혀진 팻말을 지나 입구로 들어가면 평상이 보인다. 계곡에 가서 백숙을 주문했을 때의 느낌과 흡사하다. 내부 역시 마찬가지다. 청주 시내 한복판에서 어디 외곽에 있는 ‘OO가든’에 방문한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백산삼계탕은 분위기도 분위기지만 들깨삼계탕으로 우유를 타기라도 한 듯이 뽀얀 국물이 포인트다. 밑반찬들도 종류가 많진 않지만 필요한 것들로만 채워져 있다. 양파절임, 그리고 취향껏 넣을 수 있는 파와 고추까지. 이렇게 신경 써줘야 전문점이라 불릴 만 하다.

백산삼계탕
삼계탕
충북 청주시 서원구 무심서로 495
10:00~21:30

사진 백승균
전혜원
작성일 2021년 1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