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소 : 충북 청주시 흥덕구 1순환로 418
식사 시간 : 12/1(수) 19:00 – 20:30
주문 메뉴 : 한방양념불고기(200g) 4인분, 공기밥 2인분, 원조땡밥 2인분, 소주 1병, 사이다 1병
대담자 : 이민우 (비디오그래퍼)

백승균(이하 백) : 오늘의 게스트는 이동희, 이민우 형들인데 식당에 대한 이야기도 이야기인데, 그냥 소주 한 잔 하면서 사는 이야기를 한 번 들어보고 싶었다. 그게 우리가 노포를 즐기는 방법인 것 같기도 하고. 일단 처음 보는 분들이 계실테니 소개를 해달라.
이동희(이하 동) : 문화충동의 이동희다. 최근 이런 자리가 너무 고팠는데 기대가 된다.
이민우(이하 민) : 일 할 때는 전파상 스투디오의 이민우 프로듀서. 평소에는 음악하는 프리먼이다.
전혜원(이하 전) : 식당 이야기를 먼저 하자면, 백로식당 이야기를 할 때 사실 봉용불고기를 빼놓고 할 수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이게 맛보다는 부모님과 함께 어디를 갔는지에 따라서 결정이 되는 것 같다. 결국 ‘어디’에 살았는가가 갈릴 것 같은데 동희형은 듣기로는 ‘백로파’가 아니라 ‘봉용파’라고.
동 : 그렇다. 나는 뿌리깊은 ‘봉용파’다.
전 : 아무래도 우암동이나 내덕동 쪽에 살았던 분들은 상대적으로 ‘봉용파’가 많은 것 같다. 율량동도 그 쪽 동네랑 가깝긴 하지만 우리는 백로식당이 두 개나 있었기 때문에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백로파’가 되었다.
민 : 그럼 오늘 고기 굽거나 추가 주문 같은 리드는 혜원이가 하면 될 것 같다. (웃음)
전 : 사실 기대했던 바다. 내가 대접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나는 보통 파절이와 마늘을 둘 다 넣어서 먹는데 여러분들은 처음 먹어본다고 하니 반반으로 알아서 하겠다.
백 : 우리가 마침 2주 정도 전에 봉용도 다녀와서 어느 정도 비교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누가 더 우수하다는 비교가 아니라 차이점이나 이런 것들에 대해서.
동 : 내 기준에는 봉용은 더 빨갛고 맵다. 여기(백로)는 어린아이들도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백 : 요새 다들 어떻게 지내는지?
동 : 일하는 기계가 된 것 같다. 부정적인 게 아니라 일과 삶을 적당히 분리해서 할 줄 알게 되된 느낌이다.
민 : 공감한다. 일마다 감정을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 어느 정도.
전 : 나는 요새 야망이라는 단어를 새롭게 느끼는 것 같다.
동 : 야망이 사실 되게 오래된 말인데 <붉은매> 이런 작품에서 나올 것 같은.
민 : 앰비션뮤직 이후로 힙합 한정 트렌디하게 쓰이는 것 같다.
전 : 비슷한 느낌으로 약간 ‘본 때를 보여준다’도 있다.

백 : 그런 단어들이 오히려 요새 기억에 많이 남는 것 같다. 스걸파보니까 그런 걸 ‘와우포인트’라고 하던데 꼭 필요한 것 같다.
전 : ‘지폐를 세는 기계가’같은 기억에 남는 가사들이 그런 것 같다.
민 : 아, 생각해보니 나도 그런 건 많이 없는 것 같다.
동 : 고춧가루 확 뿌려 버리는 게 가끔은 필요하긴 할 것 같다.
백 : 랩은 다 잘 하는데
민 : 맞다. 랩 잘 하는 사람은 너무나 많다.
동 : 그럴 때 오히려 기본에 충실한 사람들이 더 멋있을 때도 있다. 정수나 정도. 기본기에 충실한 사람들. 그런데 파절이는 약간 데치듯이 먹는건가?
전 : 그냥 불이 꺼져서 그렇다. 모든 것에 의미부여 하지 않아도 된다. (웃음)

백 : 메뉴에 땡밥이 있는데, 볶음밥인가?
동 : 맞다. 청주 사람들은 집에서 고기를 먹어도 볶음밥을 하면 밥그릇 올리고 숟가락으로 땡 하는게 국룰이다.
전 : 나는 제주도 가서도 그랬다. 한라산 볶음밥 다 보고 덮고 땡. 그리고 청주 사람들은 집에서 고기 구워먹을 때도 간장 꼭 하지 않나. 동희형은 어땠나.
동 : 두 말 하면 입 아프다. 당연히 해야 한다. 그런데 여기는 볶음밥을 다 해주시니 좋은 것 같다. 봉용은 볶음밥도 무조건 셀프다.
전 : 오늘은 좀 아쉬운 게 사장님이 아니고 직원 분이라서 손놀림이 살짝 어색하신 것 같다. 나는 이 ‘땡밥’ 만드는 과정을 처음 봤을 때 너무 즐겁고 놀라워서 기억에 깊게 남았다.
백 : 이야기 듣고 보니 아쉽다. 다음엔 사장님 보고 해달라고 해야겠다. 오늘 이 정도에서 마무리하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