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소 : 충북 청주시 청원구 상당로 246-2
식사 시간 : 12/2(목) 오후 12:00-13:00
주문 메뉴 : 킹스햄버거, 에그햄버거, 더블에그햄버거, 떡볶이, 김치볶음밥
대담자 : 김재민 (뮤지션)

전혜원(이하 전) : 본인 인스타그램에 약간 인스타 감성 맛집 올리는 사람은 많은데 의외로 나 여기 단골이다 자랑하는 사람은 많이 없는 것 같다. 근데 마침 우리가 노포 아카이빙을 하고 있는데 재민씨가 인스타에 킹스떡볶이 자랑을 하더라. 그래서 오늘의 게스트로 모시게 되었다.
김재민(이하 김) : 저는 여기 뭐 거의 20년 된 것 같다. 일단 주문부터 하자.
백승균(이하 백) : 가장 많이 들어간 햄버거랑 떡볶이. 그리고 여기 김치볶음밥도 맛있나?
김 : 진짜 김치만 들어간 김치볶음밥. 햄 이런거 아무것도 없다. 그런데 그 맛에 찾아오는 손님들이 꽤 있더라.
백 : 그럼 주문하자. 일단 재민씨한테 여기 이야기를 좀 들어보고 싶다. 사장님이랑도 굉장히 친하다고.
김 : 개인적인 부탁을 들어주는 사이다. 오늘도 오자마자 이모 백신 예약해드렸다. (웃음) 여기가 지금도 되게 오래보이지만, 이게 리모델링한 상태다. 리모델링 전부터 왔었고, 햄버거 가격이 지금도 굉장히 저렴한데 500원 올리기 전부터 단골이었다. 이모님께서 500원 올리면 애들이 사먹을까? 고민할 때, 괜찮다고 거들기도 했었다.
백 : 진짜 오랜 단골인 것 같다. 어떻게 여기를 알게 되었는지?
김 : 엄마가 항상 여기 앞 버스정류장에서 저녁 여덟시 반에 내리셨는데, 그 때마다 오면서 맛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학생 때는 이 근처 학원에 다닌 적이 있었는데 간식 시간 때 종종 떡볶이를 말통에다가 담아서 오시는 이모님을 보고 많이 찾아오게 되었다.
백 : 음식이 나왔는데, 김재민이 여기에서 가장 좋아하는 메뉴는?
김 : 나는 무조건 계란 들어간 햄버거. 승균씨가 더블에그 시켰는데 이거는 계란이 더블이 아니고 패티가 더블이다.
백 : 어, 그러네. 그림에 계란이 두 개 였는데 하나가 지워졌어. (웃음)
김 : 요새 계란값이 비싸다. (웃음)

전 : 나는 여기 떡볶이를 먹고 처음으로 양배추가 맛있다고 느껴졌다.
김 : 여기 떡볶이가 딱 어릴 적 향수를 자극하는 맛이다. 젓가락으로 먹지 말고 포크로 두 개씩 찍어먹어야 한다. 숟가락으로 떠먹어도 좋다. 그리고 햄버거는 소스 질질 흘리면서 먹는 게 국룰이다. 그래서 썸녀랑은 못 오는데 관계가 발전이 돼서 여자친구가 되면 꼭 데려온다. 그런데 이모님이 놀리시려고 했는지 눈치가 없으신건지 ‘저번에 있던 애는 어디 가고 새로운 애를 데려왔어’라고 하시길래 실제로 싸운 적도 있다. (웃음)
김 : 이모님이 항상 큰 사람들 많이 키워냈다고 자랑하신다. 검사나 판사. 우리 형도 여기 단골인데, 형은 점잖은데 너는 왜 음악하냐고 꾸중도 하시고.

백 : 이런 가게는 정말 사장님이나 손님들이나 개인의 삶과 함께 하는 건데, 최근에 여러 노포를 다니면서 가게를 이어갈 사람을 찾기가 참 힘들다고 하더라. 여기는 어떤가?
김 : 그래서 물어본다. 평생 할 수 없는 거니까. 근데 그럴 때 마다 나보고 2억에 사라고. 그럼 손사래를 치며 200(만원)도 없다고 한다. (웃음) 최근에 알게 된건데, 나도 20년 이상 단골인데 이모 앞에도 주인이 두 번 바뀌었고 원래 킹스햄버거가 체인점이었다고 하더라.
전 : 메뉴판에 ‘HAMBURGER’가 아니라 ‘HAMBERGER’라고 적혀 있는 거, 그리고 90년대 생 국룰 뻐꾸기시계, 난로. 이런 것들이 분위기를 더 자아낸다. 마지막으로 최근 근황을 말하면서 마무리 하고 싶다.
김 : 다 끝났는데 이제 근황을 물어본다고? (웃음) 뭐 물어봤으니까 대답은 할텐데, 최근에 오토바이를 새로 사서 만족도도 높은 편이고 날 좀 풀리면 일주일 정도 휴가 내고 아랫 지방으로 여행을 다녀 올 계획이다. 전주나 이런 문화재들을 한 번 보고 올 예정이다. 옛 것이 좋더라.
“OFF THE RECORD”
김 : 이모 뭐 재미있는 이야기 없어요?
사장님(이하 사) : 우리 단골 중에 나훈아 악단에 누가 있는데 나훈아를 맨날 본댜. 맨날 보겄지 뭐.
김 : 이모 나훈아 좋아해요?
사 : 나훈아 좋지. 옛날 노래들은 다 좋아.
김 : 이모 왜 내 노래는 안 좋아해요?
사 : 젊은 노래들은 재미가 없잖여
(일동 웃음)
사 : 재민아~ 그 노래나 연습해서 불러줘.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양희은이.
김 : 알았어요. 나중에 와서 불러줄게요.
사 : 온김에 하지?
김 : 기타를 놓고 왔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