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읍성의 안에 있는 거리라 하여 붙여진 이름인 성안길은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예전부터 청주의 번화가 역할을 해왔다. 청주의 상권이 많이 변하고, 성안길이 침체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 청주 상권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다. 오랫동안 번화가였기 때문에 대로변은 큰 건물들이 차지했지만 골목들 사이로 여전히 오래된 가게들이 보인다. 자주 온 거리지만 골목 사이사이를 보물찾기 하듯이 살펴 가며 기록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중앙로, 성안길 같이 구도심 노포들 사이에 위치하지는 않았지만 청주 전역 여기저기에 많은 노포가 존재한다. 그 중 놓치고 싶지 않았던 나만의 추억이 담긴 가게들을 정리해 몇군데 소개해본다.

한 번은 행사 준비를 위해 사직동의 인쇄소를 찾아가다가 길을 잘못 든 경험이 있다. 그 골목에는 인쇄소 대신 전집들이 즐비했고, 골목의 끝자락에는 ‘전집거리’라는 팻말이 보였다. 순간 콜럼버스라도 된 듯이 가슴이 쿵쾅대기 시작했다. 청주에서는 오랜만에 느껴보는 긴장감과 설렘이었다. 사직동은 매력적인 동네다. 청주시의 가장 오랫동안 번화가로 불리는 성안길 바로 옆에 위치한 탓에 상대적으로 개발이 덜 되어있고, 골목 골목으로 상점과 가게들이 자리한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굳이 비유를 하자면 을지로의 그것과 비슷하다.

충북대학교를 나왔지만 친구들과 술을 한 잔 하고 싶을 때는 청주대학교 근처를 찾곤 했다. 프랜차이즈가 거의 없고 오래된 가게들이 일렬로 늘어져있는 청주대학교 앞은 그야말로 ‘먹자골목’이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곳이다. 바로 옆에는 시외버스 북청주 정류소가 있고 그 옆으로는 북부시장이 자리한다. 최근에는 국립현대미술관이 들어서면서 타지에 사는 친구가 온다면 코스로 가도 좋을 것 같다.

중앙로는 청주 노포가 가장 집중되어 있는 지역이다. 일단 성안길 지하상가 입구부터 우암동 먹자골목까지 이르는 엄청난 길이의 길이기도 하다. 옛날 이곳은 바로 옆 큰 길이 생기기 전까지 버스가 다니던 나름 “대로” 였다. 옛 청주역, 시청, 중앙시장은 물론 최근 발달된 청소년 및 청년을 위한 식당들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문화 체험이 가능한 곳이다.